숲속 누각에서의 힐링

고요한 가운데 새들이 지저귀고, 적당히 은은한 나무와 흙의 냄새가 퍼져 나온다.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들 사이에 누각 하나가 있고, 그 아래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바쁜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이런 휴식의 공간이 있다면 이런 사색과 휴식의 시간들을 통해 위로받고 다시 일 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춘천의 시립도서관은 이런 휴식의 공간을 생각했다.

숲속에 지어진 도서관은 전통 공간인 누각을 형상화했다. 애초에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어진 건축물인 누각에 걸맞게 춘천의 시립도서관은 숲속 풍경을 바라보며 그 곳에서 책을 읽고, 배우고, 문화를 누리는 공간이 되었다. 누각은 보통 사방이 트여있는데, 춘천시립도서관 또한 건물의 전면과 천장에 알정한 간격을 두고 여러 개의 창문이 나있다. 벽면을 통유리로 큰 창을 내지 않고 중간 중간 해를 막아 적절하게 볕이 들어와 책을 읽을 때에 적당할 정도로 채광을 조절했다.

꿈을 펼칠 시간

특히 춘천시립도서관 안에는 아이들만을 위해 꽉 채워진 공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난감도서관에는 1000개가 넘는 장난감들이 배치되어있다. 장난감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하여 엄선했고, 특히 친환경인 나무 재질을 위주로 안전검사 승인을 받은 제품만 비치되었다. 대부분의 키즈카페에서는 플라스틱 및 철제로 만든 장난감들을 주로 이용하여 안전의 측면에서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곳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기에 최적화되어있다.

장난감은 연령대를 나누어 배치하여 다양한 나이 대와 성향의 아이들이 함께 방문해도 붐비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했다. 뛰어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중앙에 위치한 미끄럼틀과 구름사다리도 타고, 한창 공주와 영웅을 선망하는 아이들을 위해 드레스와 영웅 수트를 구비하여 자신이 책 속 주인공이 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장난감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한참을 즐기다가 나가면 아이들이 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네모난 책상과 네모난 의자를 네모나게 배치한 천편일률적 열람실의 모습에서 벗어나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책을 보거나, 동그란 원통형 의자 안에 들어가 책을 보거나, 푹신한 쇼파에 몸을 기대고 책을 볼 수 있다. 착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구성되어있고, 안전을 위해 모서리는 모두 둥글게 처리된 책장을 선택하였다.

보호자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한 장난감 도서관은 어린이들이 가족과 함께 자율적으로 놀이와 교육 활동을 하는 곳으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집에서 수용할 수 있는 장난감은 한정적이지만 아이들은 매번 새로운 장난감을 원한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곳은 아이들의 천국이기도 하지만 부모님들에게도 천국이다. 아이들이 마음 놓고 안전하게 뛰어 놀며 꿈을 펼칠 수 있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오늘도 한 뼘 더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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