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모여 앉은 사람들 < 당진, 정미면 주민다목적회관 >

기초 / 당진 정미면 / 차주영 총괄건축가 추천 건축물

개발에서 소외됐던 당진의 북부지역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미로 정미면 주민 다목적회관을 구상하게 된다. 농촌 지역으로 복지시설이 도태되다 보니 주민을 위한 번듯한 공간이 없는 마을이었다. 주민들의 편의와 복지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시설을 신축하기로 한다. 마을 주민들은 이곳을 마을회관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이곳에 모여 체육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곳은 마을의 거실이 되어 뿔뿔이 자신의 집에 흩어져있던 주민들을 한자리로 불러모으고, 마을공동체 안에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당진시는 2016년 건축과 내에 공공건축팀 신설 이후 본격적으로 총괄건축가제도를 도입했다. 총괄건축가는 주변의 건물과 경관을 유기적으로 생각하며 마을사업이나 개발사업을 다루며 시의 건축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도 한다. 2019년, 당진시는 더욱 체계적인 사업 경영을 위해 총괄건축가 외에 공공건축가와 분야별 건축가를 위촉하였고, 그들은 지금까지도 당진시 내의 공공건축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20년에는 당진의 정미면 주민 다목적회관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공의 거실

현대에 오면서 주거형태가 변하고, 아파트와 같은 형태가 주를 이루면서 우리에게 거실은 독립된 공간에서 나와 공동의 공간으로 모이는 개념이 되었다. 손님을 초대했을 때에도, 가족들이 모여 TV를 볼 때도 거실을 사용하게 되고, 그 때문에 거실은 많은 사람이 둘러앉을 수 있게 넓고, 비어있다. 더불어 창을 크게 내어 해가 집안 깊숙이 들어올 수 있도록 의도한 형태의 거실이 많다. 정미면의 다목적회관을 설계하면서도 이런 거실의 개념에 대해 생각했다. 모두가 모인다는 것에 착안하여 그곳을 동네의 거실로 쓰면 좋겠다는 건축가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정미면 다목적회관의 다목적실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이 먼저 마중한다. 채광이 좋아 따로 조명을 많이 설치하지 않아도 될 만큼 환하게 설계되었다. 아침에 해가 드는 방향의 벽 창문은 아래쪽을 넓게 트고, 저녁에 해가 드는 방향의 벽 창문은 위쪽을 넓게 터서 하루 중 해의 움직임에 따라 알뜰하게 그 볕을 다목적실 안으로 모은다. 건물의 채광을 위해 앞마당의 지붕은 상부가 뚫려있도록 설계했다. 앞마당의 지붕이 없어 건물 안쪽까지 해가 들어온다. 지붕은 없지만 명확하게 구획되어있는 앞마당에서는 외부 행사도 가능하게끔 했다. 다목적회관의 내부와 외부에서 각각의 특성에 알맞은 행사들을 할 수 있어 마을 사람들이 더욱 실용적으로 건물을 활용할 수 있다.

건물의 외관은 마주 보고 있는 산의 능선을 닮았다. 산의 능선과 지붕의 곡선이 어우러지며 이질감 없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달아 에너지 절감 또한 놓치지 않았다. 애초에 앞쪽이 긴 오각형 형태의 부지에 다목적회관을 짓는 것이었기 때문에 부지를 따라 앞쪽이 긴 뿔 형태의 건물이 설계되었다. 긴 뿔의 앞쪽 한가운데 멋지게 드리워진 소나무를 감상할 수도 있다. 마치 건물의 기둥 중 하나의 역할을 하듯 소나무가 뻗어있고, 소나무는 건물의 상부까지 뻗어 나가 마치 건물이 소나무를 담고 있는 화분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건물의 구석구석에는 장애인을 위한 배려들이 가득 담겨있다. 휠체어가 편안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건물 모든 곳에 계단을 대신할 수 있는 경사면과 길을 확보하여 누구나 어려움 없이 건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을의 잔치를 하거나, 마을 김장 등을 고려하여 조리실까지 겸비하였다.

많은 복지와 문화 서비스들이 도시로 수렴하는 시대에서, 수렴했던 것들을 균일하게 농촌에 심는 시대가 도래했다. 중앙으로 집중되던 것들은 다시금 지방으로 퍼져나가며 균등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인력과 노력이 투자된다. 그것을 자양분 삼아 작은 마을들 안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나고, 자신의 마을을 사랑하고 가꾸는 공동체로 변모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공공건축이 가진 진정한 힘이 아닐까.

기본정보

  • https://www.dangjin.go.kr/kor/sub06_07_01.do
  • 주소및전화번호
    충남 당진시 정미면 천의리 248-6번지
    041-360-8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