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하고 담담한 아름다움 < 대구, 남대영 기념관 >

기초 / 대구 수성구 / 신창훈 총괄건축가 추천 건축물

대구 앞산의 한 자락에 경사면을 따라 자리 잡고 있는 남대영 기념관. 이곳은 예수성심시녀회의 본원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담당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녀회의 정신은 1935년 예수성심시녀회의 모체인 삼덕당을 설립한 남대영(Louis Deslandes) 신부로부터 내려왔으며 그를 기념하기 위하여 ‘남대영 기념관’을 건립하기에 이른다. 1923년 일제강점기에 한국으로 들어와 사목활동을 시작했고,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한국인을 사랑하고 포용하며 구호와 계몽에 힘썼던 남대영 신부의 발자취가 이곳에 남아있다.

대구의 앞산은 대구 시민들이 휴식과 낭만을 즐기는 장소로 즐겨 찾는 곳이다. 카페가 즐비한 이 거리에 유독 눈길을 끄는 건물이 있다. 예수성심시녀회의 설립 80주년 기념사업으로 설립자의 정신을 기리며 만든 이 건물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해 마련된 복합문화 소통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각종 전시와 세미나가 개최되며 지역주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1층 카페를 비롯한 많은 공간들이 개방되어있고, 종교색채를 배재한 디자인은 시민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덜어 부담 없이 시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모두를 위해 열린 공간

문화도시 조성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의 삶 속에 있는 문화적 맥락을 찾아 밖으로 끄집어내 활성화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문화의 내용은 형식적인 것부터 일상적인 것 까지 다양한데, 이 모든 것을 망라하여 반영할 수 있는 소통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지역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대영 기념관에는 이러한 문화의 포용력이 담겨져 있다. 티내지 않고 조용히 서로 다른 성격의 영역을 감싸 안으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남대영기념관은 크게 쉼터공간, 문화공간, 교육공간, 영성공간, 상담공간으로 구분되어있고 가실마루, 대잠홀, 빠리니홀, 성심홀, 송정하늘나눔터, 갈평하늘나눔터 등 남대영 신부의 선교여정을 따라 지명에 의미를 부여해 공간이름을 붙여놓았다. 가실마루는 복지시설지원을 위한 상설매장과 휴게공간으로 누구나 이용가능하며 대관을 통해 소모임과 음악회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 다목적공간인 빠리나홀과 대잠홀은 대관을 통해 지역문화특강이나 초대전들이 열리기도 한다.

먼저 담장을 허무는 것으로부터 개방은 시작되었다. 기존 축대와 담장으로 단절돼 있던 가로 공간에 담장을 허물고 영역별로 주 출입구를 상징화 했다. 또한 쉼터숲, 계단식 녹지공간 등을 조성하여 미관 개선과 더불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올 수 있도록 주차장을 확장하고, 기존의 방치된 녹지를 활용하여 야외 다목적 집회장을 만들었고, 건축 사이사이의 외부공간에 명상장소를 심어두었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경사로를 설치하며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거듭난다.

조용하지만 강인한 아름다움

간결하지만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건물 외관은 주변 경관과도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한 무장식의 내·외부 마감은 수녀회의 정신과 일치하는 느낌을 준다. 대지의 경사를 극복하기 위해 영역별로 출입구를 두어 ‘홀 타입’ 평현 형태를 적용시켰다. 사용 시간과 목적에 따라 공간의 개방과 폐쇄가 가능해 건줄을 관리하기 쉽고, 단위 공간을 연결하는 복도를 줄여 공간 효율도 높였다. 출입하는 외부공간에 휴식과 야외전시가 가능한 데크를 마련하여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쉼을 주고, 내·외부를 연결하는 전이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양한 크기와 형상을 가진 3개의 블록과 상징적인 2개의 계단실 탑으로 구성하여 방문객이 건축물에 압도되지 않도록 접근 시각에 따라 높이와 폭을 조절했다. 또한 지지감과 동적 느낌을 주는 수직요소인 루버와 안정감과 정적 느낌을 주는 수평요소인 테두리 처마선을 사용하여 다양한 설계 언어를 통일감 있게 배치했다.

평생을 낮은 곳의 맨 끝자리에서 어려운 이웃을 보듬고 선교활동을 펼친 남대영 신부. 자신이 나고 자란 국가가 아니었지만 이토록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사랑 덕분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남대영기념관은 그의 숭고한 뜻이 널리 펼쳐지고, 또한 그 뜻의 일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기본정보

  • 관리단체
    예수성심시녀회
  • 홈페이지
    http://www.handmaids.or.kr
  • 주소및전화번호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 2
    053-620-5221
  • 모든 공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