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에서 피어난 봄 < 서천, 봄의 마을>

광역 / 충남 / 제해성 총괄건축가

서천 중앙시장의 이전으로 4년가량 방치되었던 공간에 봄이 찾아왔다. 시장이 이전되고 슬럼화가 진행되며 구도심으로의 전락을 목전에 앞두고 환경개선을 위한 도시재생의 논의가 시작됐다.  서천 ‘봄의 마을’은 문화장터로서의 광장을 주요 개념으로 한다. 공공을 위한 문화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봄의 마을에서 되살아나는 광장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마을공동체로부터의 도심 재생

우리나라는 점진적으로 도시가 형성되고 발전되어나갔던 유럽의 도시와는 다르게 급속한 산업화의 과정에서 양적 팽창을 강조한 나머지 효율성이나 기능주의적 가치관을 기저에 두고 성장을 이루었다. 이러한 이유로 건축물의 기능과 효율에만 집중하다 보니 건물을 이용하는 구성원은 배제된 채 허울뿐인 공간이 되어버린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산업화의 물결이 한차례 안정되고, 이제는 마을공동체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도시를 재생시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봄의 광장은 시민과 공무원, 전문가가 하나 되어 의견을 나누고 충돌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탄생한 소통의 결정체라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갈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념이 전환된다.  각각의 이익집단 사이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충돌하고 갈등하는 중심에 서서 공정화를 거치고, 공공을 대변하여 중재와 조정을 기하는 공공건축가의 역할은 이전의 공간 설계에 치중했던 역할과는 사뭇 거리가 있다.

도시의 방, 랜드마크로서의 광장

어느 마을이나 약속장소를 정하는 랜드마크가 있다. 서천에서도 크게 설명이 필요 없고, 모두가 알만한, 모두에게 가까운 마을의 중심적 장소가 바로 봄의 마을이다.  지역의 문화적 거점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여할 때, 이것을 ‘도시의 방’이라고 이해하고 설계를 진행하였다. 각각의 건물을 개별적인 오브제가 아닌 한 덩어리의 통합된 단위로 배열하며 바닥부터 건물의 윤곽이 하늘과 맞닿은 부분까지 연속된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함으로써 일체화하였다. 특히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내·외부의 경계이다. 도시와 건물의 연속성을 만들기 위해 광장과 시설의 경계를 허물고, 지면과 접하는 1층의 건축 면적이 상대적으로 상층부의 공간보다  적게 배치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광장과 건축물이 접하는 부분에서 크고 작은 외부공간을 형성해 인간의 행위를 담을 수 있도록 하고,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었다. 중심적 광장에서 깊이로의 방향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시각적 정점에는  청소년문화센터의 기울어진 상자 형태를 배치해 중량감을 주어 공간을 심도 있게 만들어주었다.

사실 지속 가능한 건축물을 생각하며 마감 소재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콘크리트라 함은 자연의 소재와 상반된 것으로 환경에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건축용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안했을 때, 콘크리트로 공간과 구조와 재료가 하나 될 수 있는 노출콘크리트 소재를 선택하는데 무게가 실렸다.

소통으로 피워낸 문화의 봄

사실 이곳은 대형 상업 시설이 들어와 분양하거나 주차장으로 활용하여 수익성을 내자는 의견이 있었던 공간이다.  그러나 봄의 마을에 주민들과 문화·예술이 채워지면서 돈으로는 셀 수 없는 무형의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공공을 위한 문화 및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주민 평생 교육센터, 청소년 공립학원, 청소년 문화센터, 바구니 도서관,  여성 복지센터, 노인정, 그리고 기존의 지역경제와 맞물리는 기능으로서 도농 직거래장터, 새벽시장, 유기농 생협, 생계형 임대상가 등 다양한 기능의 복합화를 통해 문화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개별적 공간에서 각자의 활동을  시작으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시너지효과를 통한 공간의 활용도를 높인다. 실제로 이곳은 깨알 장터, 청소년 도전 골든벨, 자원봉사대축제 등 소규모행사부터 군민을 위한 대규모 문화행사가 열리는 마을의 중심 문화 복지 공간이 된 것이다.

봄의 마을은 서천 마을공동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심이 되고 있다. 늘 문화와 배움에 굶주렸던 주민들은 이곳에서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방과 후에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은 이곳에 모여서 놀이를 하고, 집안일과 농사일에 치여 자기를 돌아볼 시간이 없던 여성들은 이곳에서 요가와 서예 등 문화 활동을 한다. 봄의 마을은 단순한 광장의 의미를 넘어서 마을 주민들을 문화적으로 성숙게 하고, 꿈을 키우는 공간이 된 것이다. 

기본개요

  • 홈페이지
  • 주소 및 전화번호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청로 16-3
    041-950-6850(서천군 공공시설사업소)
  • 시설용도
    여성문화센터, 청소년문화센터, 종합교육센터
  • 더 알아보기
    ‘봄의도시서천만들기 마스터플랜 및 봄의 마을 시설 실시설계’ 수립 문헌
  • 자료출처
    사단법인문화도시연구소 홈페이지
  • http://culturecity.kr/bbs/bbs.php?type=view&bbsCode=project&num=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