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뉴스레터 05월호
2021년 05월 14일 발행
기획기사

소규모 건축물 품질개선을 위한 정책추진 로드맵 마련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염철호 선임연구위원

들어가며

'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건축물 7,275천동 중 연면적 200㎡ 미만의 건축물은 4,848천동으로 이는 전체의 66.6%에 해당하여 3동 중 2동이 200㎡ 미만의 소규모 건축물이다. 소규모 건축물의 범위를 연면적 1,000㎡까지 확대할 경우, 소규모 건축물은 전체 건축물의 92.9%를 차지하게 되어 사실상 대부분의 건축물이 소규모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물 규모별 현황>
구분 합계 100㎡미만 100㎡ ~ 200㎡미만 200㎡ ~ 300㎡미만 300㎡ ~ 500㎡미만 500㎡ ~ 1000㎡미만 1천㎡ ~ 200㎡미만 3천㎡ ~ 200㎡미만 10,000㎡이상
전국 7,275 3,200 1,648 557 794 562 287 165 62

단독주택이나 다가구·다세대주택과 같은 소규모 주택, 파출소, 어린이집, 주민센터 등의 소규모 공공시설, 그 밖의 근린생활시설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건축물의 대부분이 소규모 건축물이지만, 소규모 건축물은 중·대규모 건축물에 비해 낮은 품질과 취약한 시장구조가 고착화되어 있다.
소규모 건축물 시장이 취약한 가장 큰 이유를 살펴보면 과거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건축주의 직영공사 범위를 661㎡ 이하까지 허용하면서 건축주 직접시공으로 신고한 후 영세한 무자격업체에게 도급 공사를 하는 경우가 일반화되어 온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통해 직영공사 허용범위가 200㎡ 이하로 축소되었으나, 소규모 건축물은 여전히 「건축법」을 비롯하여 「건축물관리법」,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 등 건축 및 건설공사와 관련한 각종 법령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그간 일부 연구와 정책에서 소규모 건축물 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였으나, 저가 가격 위주의 발주, 무자격자의 도급과 불법 면허대여 등 제대로 된 산업구조가 정착되어 있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이를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개선을 위해서는 규제나 단속강화와 같은 단기처방식의 조치보다는 취약한 시장구조와 산업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면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정책 설정과 함께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건축공간연구원에서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 함께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중요한 정책과제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21.10∼'21.12)는 이를 위한 출발점으로서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개선 및 나아가 건축시장 정상화를 위하여 단기, 중기, 장기 등 단계별로 필요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과제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사업추진, 연구수행 등의 정책 및 연구 추진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소규모 건축물의 현황과 품질 저하의 산업구조적 원인

「건축법」,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 법령 등에서 소규모 건축물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관련 법령에서 건축물의 용도, 건축신고, 구조안전 확인, 계단 및 복도 설치 기준 적용, 건설업자의 건설공사 수행 등 법 적용의 대상 범위를 100㎡, 200㎡, 500㎡, 660㎡ 등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에 따라 소규모 건축물의 범위 또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연면적 2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의 현황을 살펴보면 용도별로는 단독주택(72.30%)이 가장 많고, 근린생활시설, 창고시설, 동식물 관련시설, 공장의 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소규모 건축물의 용도별 비중을 전체 용도별 비중과 비교해 보면, 전체 건축물 중 2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 비중인 66.6%를 초과하는 용도는 야영장시설(95.73%)이 가장 많고, 단독주택(84.37%), 창고시설(77.89%), 관광휴게시설(72.75%),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68.92%), 방송통신시설(67.69%)이 해당된다. 또한, 2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 중 3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은 2,410천동으로 전체 소규모 건축물의 49.7%에 달하여 2동 중 1동이 노후 건축물에 해당된다. 여기서 전체 건축물 대비 비중을 살펴보면 40∼50년 경과한 건축물의 85.7%, 5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의 96.3%가 2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에 해당된다.

<소규모 건축물 비중이 높은 건축물 용도별 현황(예)>
구분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창고시설 동식물 관련 시설 공장
소규모 건물수(동) 3,505.0 613.2 284.2 159.7 91.3
소규모 건물 비중(%) 72.30 12.65 5.86 3.29 1.88
전체 건물수(동) 4,154.2 1,143.0 364.9 375.8 329.0
전체 건물 대비(%) 84.37 53.65 77.89 42.48 27.75
<연면적 200㎡이하 소규모 건축물 노후도 현황>
구분 합계 10년 미만 10∼15년 15∼20년 20∼30년 30∼40년 40∼50년 50년 이상 기타
소규모 4,848 645 302 289 719 658 605 1,147 483
100% 13.3% 6.2% 6.0% 14.8% 13.6% 12.5% 23.7% 10.0%
전체 7,275 1,254 598 623 1,324 1,057 706 1,190 522
100% 17.2% 8.2% 8.6% 18.2% 14.5% 9.7% 16.4% 7.2%
전체 건물 대비 51.4% 50.5% 46.4% 54.3% 62.3% 85.7% 96.3% 92.5%

선행 연구(서수정외, 2018)에서 도출한 소규모 건축물의 낮은 품질의 산업구조적인 원인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취약한 소규모 건축물의 시장구조이다. 소규모 건축물은 대부분 건축주 직접시공으로 신고한 후 무자격업체에게 도급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하자담보가 어렵고 결과적으로 부실시공의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건축공사 업체는 종합건설업면허를 취득하는데 필요한 자본금과 기술 인력 보유가 어려워 불법으로 건설업 면허를 대여하여 도급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소규모 건축시장의 취약한 산업구조는 불법시공과 공사품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결국 대다수 국민의 생활 터전인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사회적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품질관리가 미흡한 소규모 건축산업 구조이다. 소규모 건축물은 대부분 자본이 많지 않은 건축주들이 시행하는 경우가 많아 최소한의 비용으로 설계와 시공이 행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건축공사와 달리 설계와 시공단계에 대한 세부적인 업무규정과 절차가 미흡한 상황이다. 또한, 소규모 건축공사에 적합한 시공기술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건축사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품종의 자재 생산구조도 열악한 상황이다. 이처럼 소규모 건축공사는 부실한 설계과정이 부실한 시공과정으로 연결되고, 건축물 품질확보를 위한 검증절차도 미흡하게 되어 부정적인 순환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세 번째는 소규모 건축산업 관련 주체의 역량 부족이다. 건축물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권자인 건축주는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불법으로 건축주가 나서서 직접시공을 시행하고 있다. 건축물의 품질확인과 준공검사를 담당하는 건축허가권자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부실한 건축허가 도서를 검증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준공검사는 지역건축사들이 대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건축공사의 품질을 좌우하는 현장근로자는 대부분 임시일용직으로 고용될 뿐만 아니라 건설업체와 일회적인 계약 관계로 공사를 시행하고 있어 해당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전문 기술자에 의한 책임시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간 제시된 소규모 건축시장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소규모 건축물 관련 선행연구, 제3차 건축정책기본계획, 국토교통부 업무계획 등에서 제시된 소규모 건축시장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살펴보면 크게 개별 소규모 건축사업의 설계, 시공 등에 대한 품질관리 미흡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과제와 소규모 건축시장의 취약한 시장구조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과제로 구분할 수 있다. 또 과제별 실천수단을 살펴보면 정보제공, 교육 및 가이드 마련, 인증 및 지원, 제도개선, 기타로 구분할 수 있다. 품질관리 미흡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는 불법행위에 대한 처별 강화나 새로운 제도 도입 등 주로 제도 개선과 관련된 과제가 많아 실제 정책 추진을 위한 난이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취약한 시장구조 문제 개선을 위한 과제는 제도 개선 보다는 정보 제공, 교육과 가이드의 마련, 인증 및 지원에 해당하는 과제가 많아 상대적으로 난이도는 높지 않다고 할 수 있으나 정책 효과를 가시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면적 200㎡이하 소규모 건축물 노후도 현황>
문제점 개선 과제 실천 수단
정보
제공
교육/
가이드
인증/
지원
제도
개선
기타
품질관리
미흡
설계도서 작성기준 마련
소규모 공공건축 설계발주 정상화
설계의도 구현 적용 및 확대 유도
설계자 공사감리 참여기회 확대
인허가 기준 강화
불법행위 처벌 강화
건축성능검사원 제도 도입
공사 세부규정 마련 및 안전강화
품질보증제도 도입
자가 안전점검체계 마련
안전성능 보강 활성화
취약한
시장구조
조성 단계별 표준 업무 매뉴얼 제공
종합정보지원 플랫폼 구축
소규모 건축공사업 도입
우수 소규모건축 업체 등록제도 도입
공법 및 자재개발 R&D 추진
건축 코디네이터 제도 운영
직능교육 체계 개선 및 확대
산업 통계 구축
적정 설계대가 홍보
주택금융 지원대상 확대

연구의 주요 내용과 기대 성과

본 연구에서는 우선 소규모 건축시장의 최근 현황을 분석하고자 한다. 건축행정시스템(세움터)의 건축 인허가 통계, 착공 통계 등을 바탕으로 규모별, 용도별, 지역별로 소규모 건축물의 특성과 추이 등을 파악하고 대지면적, 건축면적, 노후도 등 소규모 건축물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한다. 또한 건축서비스산업 실태조사, 건설업 통계와 조사자료 등을 분석하여 소규모 건축물을 설계 및 시공하는 관련 업체의 현황을 파악하고, 소규모 건축물에 관여하는 건축사, 건설사, 허가권자 등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건설산업기본법」이 개정되어 시행됨에 따라 직영공사 불허 대상으로 변경된 200㎡∼660㎡에 해당하는 건축시장의 실태를 보다 상세하게 파악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그간 제시된 소규모 건축시장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정리한 후에 정보 제공, 교육 및 가이드의 마련, 인증 및 지원, 제도 개선, 기타 등 과제별 실천수단을 구체적으로 분류하고, 관련 제도와의 관계 및 정책 실행 난이도, 실효성 등을 진단한다. 이어서 소규모 건축시장의 최근 현황 분석과 그간 제시 및 추진된 정책과제의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실효성과 난이도 등에 따른 정책 과제의 재분류 및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아울러 소규모 건축물 관련 관계자 면담 등을 통해 추가적인 정책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이상을 바탕으로 도출된 정책과제별로 단기, 중기, 장기 추진전략을 설정하고자 한다. 정책과제 중 「건축법」,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한 과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단계별 추진방안을 검토하고, 제3차 건축정책 기본계획, 제1차 건축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 제5차 건설산업 진흥 기본계획 등 건축산업 관련 기본계획과의 연계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또한,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정책추진 전략, 연구원 중장기 발전방안 등과 연계한 연구추진 방안과 실천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본 연구를 통해 소규모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과 건축시장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간 건축정책과 건설정책의 주요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 문제점을 부각하면서 도시환경 개선, 국민의 삶의 질 향상, 건축산업 진흥 등을 위한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개선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 과제의 추진방안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 문헌
- 서수정외(2018), 소규모 건축시장 활성화를 위한 현황 진단 및 정책추진 방향, 건축도시공간연구소
- 성은영외(2017), 소규모 주택 건축 품질관리 연구, 국가건축정책위원회·건축도시공간연구소
- 성은영·오성훈(2016), 소규모 주택 건축 활성화를 위한 안심 집짓기 정책 방안, 건축도시공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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